담임목사 코너/목회 다이어리

고장난 손잡이

온유한교회 2020. 12. 13. 19:28

 

차가 오래되다 보니 여기저기서 문제가 터지고 고장이 납니다. 어젯밤에는 운전석 손잡이가 떨어져 나갔습니다. 자동차 손잡이가 잘 붙어 있는 것도 당연한 게 아니군요. 아직 젊다는 증거입니다.

 

예수 믿은지 오래되면 여기저기서 문제가 터지고 고장이 납니다. 제 경우에는 겸손의 손잡이가 자주 고장납니다. 사람들 앞에서의 교만도 문제지만 하나님 앞에서의 교만이 더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겸손할 땐 작은 문제를 놓고도 기도하지만, 교만해지면 큰 문제만 놓고 기도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지 않아도 해낼 수 있는 것들이 점점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개척 3년이 훌쩍 지나다 보니 나름 경험도 쌓이고 지혜도 얻었다고 자각하고 자만했나 봅니다. 작은 것을 위해 기도하지 않는 자는 결국 그 무엇을 위해서도 기도하지 않는, 교만의 괴물이 되더군요. 기도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이며 습관이며 호흡이 되어야 하는데, 무슨 무슨 기도회라는 타이틀로 맘 부여잡고 자리잡지 않고서는 진정한 기도가 안되니 큰 문제입니다. 기도의 손잡이가 떨어져 나갔습니다.

 

어제 T.O.P. 온라인기도회가 끝난 후 선포해 버렸습니다. 2021년에는 매주 같은 시간에 온라인기도회를 하겠다고. 이참에 T.O.P. 타이틀도 바꾸려고 합니다. Time of Prayer, Time of Praise로. 떨어져 나갔던 겸손의 손잡이와 기도의 손잡이를 하루라도 빨리 다시 붙여야 하겠기에 작심삼일 안되도록 일단 선포해 버렸습니다.

 

"아무도 안오면 어떻게 하지?" 솔직히 이 생각 잠깐 했습니다. 개척 초창기 때 생각이 납니다. 새벽기도회 설교를 열심히 준비했건만 나홀로 새벽기도한 적이 적게 잡아도 10번은 됩니다. 그때도 은혜가 있었습니다. 하나님과의 깊은 사귐이 있었고 작은 것들을 위한 기도가 살아있었고 무엇보다 겸손했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사람이 오던 안오던 해봐야겠다고. 이러다가 진짜 아무도 안오면 어떻게 하지요?